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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세계 경제 전망, 회복과 성장, 경제 이야기

경제

by 경제학자 양나희 2025. 5. 21.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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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의 봄은 다채롭고 세상은 그저 푸르기만 한 나무와 꽃들로 가득 찼지만, 그 아래 숨겨진 수많은 경제적인 신호들이라 할수 있는 물가의 움직임, 통화정책의 방향, 글로벌 공급망의 균열은 언제나 복잡한 심정을 가지게 됩니다.

2026년이 도래한 지금, 세계 경제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앞섭니다. 이 단순해 보이는 질문은 사실 수많은 변수와 불확실성의 교차점에 선, 매우 복합적인 퍼즐입니다. 마치 레비 스트로스가 구조주의 인류학에서 하나의 상징이 다층적인 의미를 내포하듯, 경제라는 단어도 시대에 따라, 맥락에 따라,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우리 앞에 등장합니다.

경제 전망, 거대한 흔적 찾기
경제 전망, 거대한 흔적 찾기

 

팬데믹 이후 미국 경제

먼저, 향후 경제를 논하기 위해서는 팬데믹 이후의 구조적 변화에 주목해야 합니다. COVID-19는 단순한 충격이 아니라 글로벌 경제 질서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놓았습니다. 세계는 팬데믹을 지나며 공급망의 재편, 디지털 전환 가속화, 통화 및 재정정책의 극단화 등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속도로 변화했습니다. 특히, 이 시기 중앙은행들은 MMT의 그림자를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대규모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했습니다. 이로 인해  자산 가격의 기형적 상승과 소득 및 자산 불균형이 심화되었고, 이는 지금까지도 각국 경제 정책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이제 2026년, 세계 경제는 다시금 균형을 되찾기 위한 정책적 탈중심화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2025년 하반기부터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 들어섰습니다. "High for longer"라는 Fed의 철학이 완전히 뒤집힌 것은 아니지만,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됨에 따라 경기 부양을 위한 완충적 금리정책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중요한 것은 미국의 경제가 자연실업률 이하의 고용률을 유지하면서도 임금 상승 압력을 억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필립스 곡선의 전통적인 형태가 다시금 왜곡되고 있다는 신호로, 노동시장에 구조적 변화가 진행 중임을 암시합니다.

동시에 미국의 제조업은 IRA와 CHIPS법 등의 전략으로 리쇼어링 중심의 산업 재편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는 고용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의 공급 구조 자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유럽의 다중 균형과 중국 경제

현재 유럽연합은 복잡한 경제적 교차점에 서 있습니다. 에너지 안보와 대러시아 전략이 경제 구조에 중대한 영향을 끼쳤고, 독일은 탈원전 정책의 재검토와 함께 탄소배출권 시장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찾고 있습니다.

게다가 유럽중앙은행은 비전통적 통화정책의 한계를 절감하며 점진적 양적긴축에 돌입했습니다. 이는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건전성 우려를 다시 부각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재정통합의 난제를 유럽 공동체 전체가 다시금 맞닥뜨리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유럽 경제의 특징은 균형을 이루려는 다중 동력 시스템이라는 점입니다. 각국의 정치 체계, 산업구조, 복지철학이 상이한 가운데, 하나의 유로화라는 단일통화 체제 아래에서 경제를 운영한다는 건 본질적으로 균형 잡기 어려운 줄타기와 같습니다.

 

중국의 경제는 명백한 전환기에 있습니다. 고도성장이라는 단어는 이제 과거의 유물이 되었고, 시진핑 정부 하에서 공동부유라는 구호는 사실상 내수 기반 경제 구조의 심화로 읽힙니다. 부동산 시장의 구조조정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헝다 사태 이후 정부는 투기 억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습니다. 동시에 디지털 위안화의 확장과 통제 경제 시스템의 정비는 일종의 통화 감시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전통적인 자유시장 경제와는 상이한 모델을 세계에 제시하고 있습니다. 중국 경제의 핵심은 성장률보다는 안정성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이는 아시아 전체의 경제 지형에 중대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글로벌 남반구의 약진

일전에도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향후 세계 경제에서 또 하나 눈여겨보아야 할 트렌드는 바로 글로벌 남반구의 약진입니다. 브릭스는 이제 브릭스 플러스로 확장되었고, 사우디아라비아, 아르헨티나, 이집트 등의 참여로 원자재 공급체계의 정치경제학이 새롭게 재편되고 있습니다. 이들 국가는 IMF나 세계은행 주도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이 아닌, 중국 중심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신개발은행등 대체 금융 생태계를 강화하며 경제적 독자성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원 민족주의라는 개념은 더 이상 구시대적 용어가 아니며, 글로벌 공급망의 회복 탄력성이라는 의제와 긴밀히 연결되어 작동하고 있습니다. 이는 향후 기후 변화, ESG 투자, 탄소세 논의 등에서도 핵심 축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마치며

향후 세계 경제를 논하면서 기술 혁신을 빼놓을 수는 없습니다. Generative AI의 상업화, Web3 생태계의 고도화, CBDC의 실험적 정착등 특히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자동화와 AI는 단순노동뿐만 아니라 전문직 노동까지 대체 가능성을 키우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일자리의 소멸과 가치의 재정의라는 이중적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인간은 무엇으로 임금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고전적인 이론을 AI 시대에 재해석할 필요성을 제기하며, 경제학의 지평을 근본적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는 단일한 방향이나 직선적 흐름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이는 마치 칼 폴라니가 말한 거대한 전환과도 같은 국면입니다. 경제는 항상 정적인 수치가 아닌, 동적인 질서 속에서 움직입니다. 그리고 그 질서는 정치, 사회, 기술, 심리 등 인간이 만든 모든 것들과 얽히고설켜 새로운 궤적을 형성합니다. 지금 이 순간도, 수많은 경제 지표와 정책 결정은 우리 모두의 삶에 보이지 않는 실타래처럼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흐름을 읽는 ‘안목’입니다. 그리고 그 안목은 경제학이라는 렌즈를 통해 더 정교하고 심오해질 수 있습니다.

다가올 변화의 시기 경제는 나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으며 나는 그 흐름을 듣고 있는가, 아니면 스쳐 지나가고 있는지 고민할 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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